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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디자이너 양성과정] 나도 스토리작가!/스토리작가되기_기초과정

오리엔테이션2. 좋은 이야기를 만들기 전에 좋은 사람이 되세요.

스토리디자이너 2023. 2. 15. 22:36

지난 포스팅에서는 스토리디자이너가 무슨 일을 하는지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동화작가부터 영화를 제작하고 싶은 감독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스토리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옵니다.
우리는 모두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모였습니다.
글쓰기강좌를 기대하고 오는 분도 간혹 계십니다만 결국 이야기를 만들고자 하는 욕구는 같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까요?

1) 스토리를 만들기 위한 토양; 많이 읽고 많이 보고 많이 들으세요.
모든 학습이 그러하듯 많은 이야기들을 접했던 경험은 큰 도움이 됩니다.
그만큼 스토리 제작과 관련된 이야기 감각이 발달해 독자로써, 스토리 수용자로서 센스가 높아집니다.
독서도 좋고 영화, 드라마를 포함한 영상물도 좋습니다.
때론 짧고 굵게 메시지를 전하는 방법을 위해 광고를 탐색하기도 합니다.
이런 스토리를 이미 충분히 즐기고 경험했다면 누구보다 수월한 위치에서 시작한다고 볼 수 있겠지요?
좋은 글을 쓰겠다고 오신 분이 좋아하는 작품 하나도 선뜻 추천할 수 없다면 문제가 있습니다.
자신만의 가치관이나 세계관이야 차차 생각해 가며 만들어간다 하여도 심지어 기억에 남는 작품이 한 개도 없다면 이 세상 스토리들이 다 잘못 만들어진 것이거나 이미 수많은 이야기에 노출되었던 내가 어느 것도 진지하게 숙고해 본 적이 없다는 뜻이 아닐까요?
적어도 '어떤 작품을 만들고 싶다'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작품 몇 개는 탈탈 털듯 분석해 보시길 권합니다.

2) 글쓰기를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두려워하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표현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자라난 우리의 사회적 배경도 한몫한다는 것에 동의하실 것입니다.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아이들도 유튜브의 영상에 빠져들고 자극적인 동영상에 반응합니다.
갈수록 사람들은 긴 문장을 이해하길 귀찮아하며 어려워합니다. 텍스트보다 영상에 적응하게된 많은 아이들이 독서  그리고 독서 후 글쓰기를 증오합니다.
이 글을 구구절절이 쓰는 저 역시 얼마나 되는 분이 이 글을 읽으실까 궁금해집니다.
강의에서 얼굴을 마주 보며 말로 떠들 때는 즐겁게 들으시리라 확신하는데 이렇게 딱딱한 글에 여러분이 벌써 눈이 아파오고 머리에 쥐가 날 것 같으시다 해도 저는 이해합니다. 아하하하하

수업을 하면서 공통적으로 학생들이 자신이 글을 못쓴다고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인 사견이지만 글쓰기는 엉덩이힘, 몰입의 힘이 좌우합니다.
그리고 훈련이지요.
수업을 시작하면 저는 일단 워밍업으로 10분 글쓰기를 진행하고난 뒤 본수업을 시작합니다.

10분 글쓰기는 정말 정확하게 10분만 집중해서 글쓰기입니다.
매번 제시되는 주제어 또는 무작위적인 단어들 중 몇 개를 골라 즉흥적으로 이야기를 쓰는 시간이지요. 처음엔 어렵게 생각했던 분들마저 몇 번 경험하고 나면 10분이란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글쓰기를 해냅니다.

대부분 글을 다 완성하지 못한 채 10분이 흐릅니다. 강제로 글쓰기를 중단시키고 미처 쓰지 못한 나머지 이야기들은 말로 발표하게 합니다. 어찌나  즐겁게 이야기하시는지 어핏보면 수다타임같습니다.

잘 쓰고 싶다는 막연한 바람이 글쓰기를 방해합니다.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머리로 글을 다 정리해서 써 내려가고자 하는 심보인지 뭔가 글밥들은 마구잡이로 날아다니는데 한 줄 시작하기도 힘들 때가 많습니다.

10분 글쓰기는 자연스럽게 중심문장을 만들고 즉흥으로 떠오르는 생각들을 그대로 종이에 옮기게 합니다.

'초고는 걸레다'라고 외치며 더 어이없고 망가질 수 있겠지만 정신없이 걸레를 만들고 난 뒤 고치고 고쳐 멋진 작품이 될 것이란 걸 알기에 우리는 미친 듯이 생각을 꺼내어 적기 시작하지요.

처음부터 잘 쓰려고 하지 마세요. 이 단단한 각오가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모릅니다.
부담 없이 일단 낙서처럼 단어 하나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일단 시작하세요. 신기하게 생각이 생각을 낳고 문장이 연결되는 신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면서 몰입의 기쁨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글쓰기는 생각을 기록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고 말하듯이 편안하게 내 말투로 적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훈련이 잘 되지 않는다면, 가장 믿을만하고 가장 비밀을 잘 지켜줄 것 같은 한 사람을 앞에 두고 말한다 상상하면서 (직접 말해도 됩니다. 녹음을 강력추천합니다.) 그대로 기록하는 겁니다.

3)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세요.
적어도 작가란 독자보다 높은 정서지능을 갖추어야 합니다. '작가선생님'
작가강의를 한지 벌써 10여 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직업이 무어냐 물으실 때 작가를 가르치는 작가입니다라고 대답하면 간혼 '아이고, 작가선생님이시구나'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적어도 작가는 많은 이들에게 선생님이라 불렸습니다. 지금이야 막말로 개나 소나 작가다라고 할 정도로 많은 작가들이 존재하지만 글, 그림을 포함한 심미적 활동을 하는 작가들은 무에서 유를 창조합니다. 이는 분명 어렵고 힘든 일이기에 여전히 진짜 작가들은 존경받을만합니다.
그렇다면 엄청난 작가들이 살고 있는 이 시대, 소위 크리에이터란 새로운 명칭까지 생겨난 이 시대에 창작은 더욱 자극적이고 상업적이 되어 가고 있으며 전통적인 문예창작을 다룬 문인이 존재하는가 하면 다소 상업적인 기운이 더 느껴지는 스토리디자이너까지 생겨난 요즘입니다.
그렇다면 창작의 세계에서 좋은 작가란 어떤 사람일까요?

여러분을 감동시킨 닮고 싶은 훌륭한 예술가 혹은 작가는 누구인가요?
여러분은 어떤 작품을 훌륭하다고 말하고 싶은가요?

대중은 아니 인간은 나보다 나은, 닮고 싶고 본받고 싶은,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을 곁에 두고 싶습니다.
작가는 대중 혹은 단 한 명의 사람이어도 그들의 옆에서 작품으로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좋은 작품은 결국 감동을 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재미와 교훈, 감동. 그중에 제일은 감동입니다.
모든 요소를 갖춘 작품은 그야말로 최상이겠지만 굳이 셋 중 제일 중요한 하나를 꼽으라면 감동이 제일입니다.

감동은 사람의 감정을 변화시킵니다. 작품 속 인물에게 공감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게 해야 합니다.

바른 가치관을 가지지 못한 이가 과연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요?

바르다는 것의 기준을 명확하게 규정할 수 없겠지만 확실한 것은 누구보다 지혜롭고 현명해야 하며 철학적 사고로 세상의 이치를 꿰뚫는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실 것입니다.

우린 완벽한 사람이 아닙니다. 부처도 예수도 아닙니다. 그럼 내가 모두에게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위대한 인물이 되어야만 할까요?

그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이해하고, 나를 조절할 줄 알며, 타인을 이해하고 조절할 수 있는 공감력, 문제해결력을 갖추시면 됩니다. 적어도 나라면~ 너라면~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경험한 일들에 대해 숙고하여 문제의식을 가지고 반복된 실수를 하지 않으려는 성숙한 배움의 자세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할 수 있으면 됩니다.

정서지능 (EQ)을 수치로 계산하여 개인의 능력치를 검사하기도 합니다. 이때 검토 요인들은 자기 이해, 자기 조절, 타인이해, 타인조절입니다. 이해는 공감의 영역이며 조절은 문제해결력을 포함하는 정서의 영역이라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우리가 완벽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조금 더 이해하기 위해 더 관찰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며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면 좋은 작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야기는 인물이 끌어갑니다. 이야기 속의 주인공을 비롯하여 다양한 등장인물들 모두의 마음을 훤히 알고 그들이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 작가의 일 아닐까요?
그러기 위해 모두를 이해하고 그들의 장단점과 문제해결을 위한 조언까지 내놓아야 하는 것이 작가의 일입니다.
어쩌면 등장인물에게 공감하여 감동하게 하는 것이 스토리의 주요 기능이라 볼 수 있기에 우리는 작가가 되기 이전에 모두를 이해하고 도울 수 있을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며 바르게 살아가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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